한 해도 반이 갔다
벌써 9월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뭐 하나 제대로 해낸것도 없고 살은 1kg또 빠지지 않았으며, 직장일도 지지부진하다. 그저 바쁜척만했으며 항상 집에 늦게들어가고 거의 기절하다 잠 들기를 반복하다보니, 2025년도 벌써 반이 사라졌다.
곧 나이가 마흔인데, 마흔이면 적어도 이렇게 살고 있진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20대때랑 다를게 없다. 늘 마음만 앞서고, 해낸건 없으며 그저 남들이 이뤄낸 것들을 시기하거나 부러워만 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살면 그래도 꽤나 보람찬 연말이 될텐데, 그 시작은 뭐든 꾸준히 3일을 반복하고 세번을 꾸준히 하는거란 걸 알면서도 정말 그 세번이 딱 어렵다. 사람들이 작심삼일 작심삼일 하지만, 나는 그 세번도 어려운 의지박약형 인간이다. 과연 올해 말에는 정말 < 뭐라도 하나 해놓은게 있을까 > 나 스스로조차도 의심하고 있다.
극도로 떨어진 생산성
요즘의 내 모습은 진짜 이해할 수가 없다. 계속 스스로 무언가 이겨내려고 노력하지만, 외부에서 보면 나의 생산성은 정말 떨어져있다. 30대 중반이면 거의 매일이 무언가 계속 생산해내야할 나이라고 생각하는데, 왜인지 아무것도 집중하지 못하고 미루고만 있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건 보상심리에 젖어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자면 야근을 할 때 야근을 하니까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다. 평소보다 좀 특식을 먹는 편인데, 그 특식을 너무 양을 많이 먹다보니 졸려서 제대로 일을 못하고 그냥 내일 하지뭐 ~ 하고 퇴근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약 외부감사가 나를 보면 뭐라고 평가할까, 일 하나 시키면 한참 걸리는 사람. 야근한다고 밥 먹고 그냥 집에가는 사람. 집중력이 약한 사람.
살면서 나를 가장 강하게 지지해주는 것은 나의 생산력이다. 단순이 생산력이란 회사에서 무언가 아웃풋을 내는 것 뿐만 아니라, 삶 속 모든 순간 하고 싶던 것들과 해내야 하는 것들을 진행하고 결과를 만드는 능력이라 표현하고 싶다. 눈동자의 총기를 잃은 사자가 더 이상 수컷이지 않은 것 처럼, 생산력을 잃은 사람은 사회에서 그저 계속 착취만 당하게 된다. 물질이든 시간이든, 또는 감정이든.
요즘 들어 하는 생각은 무엇이든 집중해야할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 것은 인생에서 나 스스로에게 제일 잘 못하는 행동인 것 같다. 집중하자.
땀, 그리고 도파민
요즘 별 일 없으면 땀을 흘리기 위해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 습하고 더워서 내가 뛰는 것에 비해 땀이 너무 잘나서 시원하게 샤워하는 맛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달릴 때 듣기 좋은 노래를 듣는 것도, 그리고 샤워하고 나와서 먹는 시원한 아이스 보충제 쉐이크도 별미라고 생각하나보다. 왜인지 이번에는 쉽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달리고 있다.
꾸준히 달리다보니 도파민이 팡팡 터지고, 나 스스로도 회사 생활에서 밝아진게 느껴진다. 달리고 나면 물론 근육도 성장하겠지만 도파민이 터져서 기분이 몇 시간은 좋다. 그리고 그 높은 기분의 시간은 내가 꾸준히 달릴 수록 더 오래 지속되는 것 같다. 어쩌면 잃어버린 체력을 되찾자 내 몸에서 절전모드가 끝나고 이제야 뭔가 몸이 제기능을 하는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요즘 좀 달리기와 사랑에 빠졌다. 최근에 꾸준히 뭔가 노력해서 해낸거라곤 달리기가 유일무이하다.
화장실 근처에
화장실 근처에 살면 파리만 만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화장실 근처에 어슬렁 거리는건 내가 거기에 어울리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술을 끊어야할 시기가 오고 있는 것 같다. 술이야 100% 끊진 못하겠지만, 되도록 집에서 조용히 즐기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다. 술은 죄가 없겠다만, 술을 자주 먹으면 화장실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다만 내가 화장실 근처에 어울리는 사람일지라도, 대소변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들이 찾아주길 바란다. 입으로 대소변을 못 가리는 사람들이 함부로 하는 것들을 그냥 두고 본다면, 나도 모르는 동안 화장실은 서서히 더러워진다. 내가 화장실일지라도 깔끔함과 청결함을 유지하는 화장실이 되자.
또 망했어?
자주 가던 음식점들이 망해도 너무 망한다. 심지어 잘 되던 곳들도 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형적으로 자영업자가 많긴하지만, 그렇다고 최근 몇 년간 이렇게 자영업자들이 계속 망하고 있는건 무언가 더 큰게 오고 있다고 조상신이 알려주고 있는 기분이다. 올해 사라진 모기보다 자영업자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꽤 괜찮은 상권들도 한 집 걸러 임대가 붙여져 있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부끄럽지만 다시 배달 알바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할 것 같다. 지금은 어떻게든 잠을 줄여서라도 현금을 많이 확보해놔야하는 시기 인 것 같다. 안 그러면 1년 후에 정말 김치에 밥만 먹고 있어야할지도 모르겠다.
야금 야금 시켜 먹던 배달도 이제 그만 먹을때가 오고 있다. 돈 1만원이 정말 무서운 요즘.
시소
남자 친구들과 어느날 이야기하다가 서로 이상형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누군가는 몸매,얼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목소리가 정말 중요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들었을 때 정말 기분 좋은 목소리가 있고, 심지어 짜증을 내면서 혼이 나고 있어도 듣기 좋은 목소리가 있다.
예쁜 얼굴과 몸매를 보고 좋아하는 건 3~4년이겠다만, 좋은 목소리가 가져다주는 차분한 공기속에 나지막이 퍼지는 울림은 꽤 오래간다. 잔상이 참 오래간다.
백예린 덕질 한참 하다가, 최유리 덕질을 한참했고 이제는 시소 차례인 것 같다. 이런 목소리는 쇼미더머니 피처링 재질인데, 부디 본인 색깔을 잘 담을 수 있는 장르를 오래오래 해주길.
아파요
새로 산 자전거는 조금만 아픈 것 같으면 바로 센터가서 수리를 하면서, 내 몸은 왜 이렇게 방치할까. 헤드롤 하다 다친 목은 왼팔에 여전히 신경통을 가져다 주고있고, 그게 한 달이 넘어서 이제는 잘 때도 팔이 저려서 깨고 있다. 또 치아도 계속 뭔가 이상이 생긴 것 같은데 엘레베이터 타고 3층만 내려가면 있는 치과를 왜이렇게 안가는 것일까.
전기자전거만큼만이라도 내 몸을 좀 챙기자.
목욕탕
핸드폰 없이 5초도 못 견디는 요즘, 우연한 계기로 혼자 목욕탕을 가게 되었다. 가볍게 씻고 온탕에 몸을 담그니 뭐랄까, 기분탓이겠지만 정말 약간 세상에서 탈출 하는 기분이었다. 심지어 요즘 목욕탕들은 핸드폰도 못 들고 들어가게 한다. 처음에는 정말 괴로웠다. 뜨거운 물에 들어가서 핸드폰 하면 정말 좋겠지만, 아마도 보안상 이슈로 못하게 하는 것일텐데 내가 한번 참아보지 하고 계속 참아내는 연습을 했다. 그랬더니 이제는 핸드폰 없이 오히려 오롯이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차분히 눈을 감고 생각도 많이 안하고 그저 앉아있기만 한다. 근데 생각보다 이 시간들이 힐링이 되는지, 다녀오면 다음날 컨디션이 정말 좋다.
어쩌면 이게 나의 쉬는 날 회복루틴일지도 모르겠다. 하루를 잘 쉬어야 나머지 6일을 달릴 수 있다.
9월 요약
1) 여름 끝
2) 러닝과 집중력
3) 어깨와 치아 아픔
4) 현금 확보
5) 고급 화장실
6) 시소 음악 좋음
7) 목욕탕가서 눈을 감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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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요즘 좀 달리기와 사랑에 빠졌다. 문장에 한참 머물렀네요. 이런 글 넘 좋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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