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국산차 몰아주기 논란
전기차 보급사업 평가 기준의 핵심
최근 공개된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평가 기준을 두고 국산차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현대 기아차 등 국내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평가 항목을 살펴보면 산업 기여도 부문에서 부품산업 전환 기여와 국내 공급능력 역량에 높은 배점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정비망 구축 현황이나 부품 재고 보유 기간 같은 사후관리 항목도 전국적인 서비스망을 갖춘 국내 기업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내 세금을 왜 외국 기업에 주어야 하는가
일부에서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내에 충전 시설을 설치하고 투자를 했는데도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 억울하다고 말합니다. 테슬라가 수많은 고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통신 규격을 개방한 부분에서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것은 다소 아쉬울 수 있는 대목입니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국내 투자 노력 자체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조성된 보조금을 굳이 국내에 생산 시설도 없고 일자리 창출도 미미한 외국 기업이나 중국 전기차 업체에 퍼주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제도가 억울하다면 차량 가격을 낮추고 국내에 공장을 지어 산업 기반을 다지면 됩니다. 보조금 정책의 본질은 친환경차 보급뿐만 아니라 자국의 관련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과 미국의 노골적인 자국 우선주의 정책
우리나라만 유독 자국 기업을 감싸고 도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배터리 광물 원산지까지 엄격하게 따집니다.
유럽 역시 환경 점수라는 명분 하에 자국 보호 무역을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차량 생산부터 운송까지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여 장거리 해상 운송을 거쳐 들어오는 아시아 수입차에 불리하게 점수를 매깁니다. 이천이십오년부터는 유럽 내 조립이나 유럽산 배터리 사용 여부에 따라 추가 점수를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선진국들이 환경 보호라는 명분 아래 철저하게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무방비하게 시장을 열어둘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필수 생존 전략인 산업 보호
결론적으로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국내 생산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것은 비판받을 일이 아니라 국가 경제를 위한 지극히 당연한 조치입니다. 국내에 독점적인 거대 제조사가 있어서 보호 논리가 적용되면 안 된다는 일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다른 경쟁사들이 훌륭한 인프라와 생산 기반을 갖추지 못한 것을 두고 자국 산업 보호 정책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특정 국내 기업의 아쉬운 가격 정책이나 내수 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정당하게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세금을 투입하여 자국의 산업 기반을 다지고 일자리를 지키는 거시적인 방향성 자체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며 우리가 반드시 지켜가야 할 필수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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