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호 , 뛰면 생각들도 사라져

교회

참 오랜 기간 교회를 다녔고 지금은 다니지 않는다. 정말 열심히 다녔기 때문에 그 어려운 성경과 많은 해설들을 찾아보기도 했던 열심 신도였다. 프로참여러였기때문에 학생부부터 각종 모임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던 것 같다. 근데 언제부턴가 한국 교회들이 교리보단 커뮤니티 성격을 더 지니게 되면서, 우리 모두가 아는 것 처럼 사람들한테 환멸이 나서 멀어졌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교회와 멀어지고 오히려 성경보다 다양한 책들을 보면서, 기독교 자체 교리에 대해서 이해가 한층 깊어졌던 것 같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고 나서 우리집 앞에 목사님 내외가 이사를 왔다. 꽤 대형 교회 담임목사 내외였으니까 대기업으로 따지자면 전무,상무 정도라고 봐도 무방할텐데, 앞 집에 사는 3년 정도를 단 한번도 전도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자기들의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니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배려했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심지어 성경에서도 이웃에 대한 이야기가 엄청 나오는데, 그걸 어떻게 참아낼 수 있었을까. 오랜만에 보는 참 멋진 기독교인이었다. 










유통 물류일

유통 물류일은 참 매력적이다. 내가 직접 뭐 트럭을 몰고다니면서 납품을 다니진 않지만, 경로와 노선을 기획하고 단가를 비교해가며 최선의 판단을 하는 것들이 꽤나 즐겁다. 그리고 매일같이 터지는 이슈들을 어떻게든 해결해가는 과정에 참 배우는 것들이 많다. 유통 물류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고, 이제 딱 한단계 남았다. 각 동네 거점까지 물류들이 왔을때, 그것들을 어떻게 사람들 집 앞까지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심지어 아파트에 원룸이 많아서 결국에는 사람이 해야하지 않나 싶다. 택배도 음식 배달들도 이 과정을 해결하지 못해서 계속해서 인건비를 지출하고 있다. 과연 언젠가는 이 과정이 사람이 없이도 해결 될 수 있을까? 이걸 보고 싶어서라도 오래 살아야겠다.

내가 이 일을 사랑하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시간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환경 핑계를 대고 충전기를 빼버리면서 패키지 사이즈를 1/2로 줄였을 때,  한 화물에 실을 수 있는 총량이 2배가 늘었다. 당연히 화물 비용을 아끼는 것과 동시에 애플은 시간을 반으로 줄였다. 세상이 이 처럼 시간을 벌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너무 매력적이다.








아무나

생각보다 누군가가 말로 내 기분이 상하게 하는 일들은 대체로 시발점은 내가 쓸데없는 말을 내뱉고 돌아다녔기때문이다. 이경규가 그랬다. 만만해보이는 사람의 공통점은 쓸데 없는 말을 많이 한다고.

여기 단어를 하나 추가하자면, 만만해보이는 사람의 공통점은 쓸데 없는 말을 아무나한테 많이 한다고 추가하고 싶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보니 여기저기 할말 못할말을 구분 못하게 되는 것일텐데, 그것들이 반복되다보면 함부로 해도 되는 만만해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해야할 사람들을 철저히 구분해야한다. 아무나에게 떠들고 다니면 안된다. 그러면 다시 화장실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내가 화장실인줄 알고 대소변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찾아오게 된다.









   

긁?

요즘 유튜브를 하는 개그맨들과 그걸 빠르게 흡수한 어린 친구들 사이에 생긴 언어소통 문화(?)인데, 상대방이 불편할만한 이야기나 비아냥을 하고서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재밌어라(?)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대방이 반응하면 긁? (긁혔냐) 라며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상대방을 한번 더 조롱한다.

사실 이 문화는 영향력이 있는 유튜브 매체에서 시작했다곤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관찰예능이나 관찰형 컨텐츠 등으로 부터 아주 서서히 우리 삶 속에 스며 들어왔다고 본다. 무언가를 관찰하며 흥미를 느끼고 재미를 느끼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다. 근데 그 제약없이 즐기는 본성에 따라올 대가는 무엇이 될까?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없는 인간들은 반드시 다른데서 도파민이라고 부르는 재미를 찾는다. 그것들이 아무 문제 없다는 듯이 무수히 반복하다보면 우리는 어떠한 현실을 직면하게 될까? 세상이 변한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고있다.

오늘도 누군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냥 벽이다 생각하고 최소한의 대꾸만 했다. 이렇게 이야기 할바야에 그냥 Ai 붙잡고 채팅하는게 낫겠다 싶었다. 우리의 의사소통은 어떠한 지옥을 문 앞에 두고 못 알아보고 있는 것일까.

때론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것들이 아무런 의미 없는 대화의 시대가 도래한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히려 논리는 그저 내 말이 맞다고 악을 쓰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 대화가 자기가 옳아야 끝나는 사람을 최근에 만난 적 있는데, 대화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무조건 니가 다 맞다 열과 성을 다해서 리액션했다. 논리는 이제 나 스스로를 위함이 아니라, 그저 상대방을 겁박하기 위한 수단뿐이지 않나 생각해본다. 본인이 논리적이다라고 생각하는 늬앙스가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나는 그 대화를 놓는다. 그래야 내가 덜 고통스럽다.










3번

소셜 댄스를 추다가 크게 실수한 적이 있었다. 어떤 팔로워분이 홀딩 신청을 거절했는데, 바쁘다고 해서 그런갑다 하고 하루에 총 3번을 신청했고 3번 모두 거절을 받았다. 그 당시에는 내가 피해자인척 정말 괴로워했지만, 좀 시간이 지나자 거절을 3번 하는 사람이 더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나의 삶엔 3번이 참 중요해졌다. 일을 하든, 친구사이든 3번 정도 부정적인 신호가 오면 일단 멈춘다. 멈추고 다시 준비해서 차분히 정상화를 위해서 노력한다. 최근에 카톡을 하던 친구에게 읽씹을 3번 당했다. 그대로 나는 그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을 멈췄다. 최소 3~6개월 후에나 다시 연락해볼 생각이다. 분명히 무언가 불편하게 했으니 그랬을 것이란 생각에 다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기로했다.

부정적 신호가 3번이면 최소 3개월의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함도 있지만, 사실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리고 많은 일들은 생각보다 3개월 정도 시간을 갖고 생각하다보면 별일이 아닌경우가 많다.









T의 다정함

세상 여기저기 다 다정한 사람들이 있다. 나또한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에너지 부족으로 다정해야할 순간에 다정하지 못할 때도 많다. 근데 세상 무뚝뚝한 T들은 매사 무심하다가도 가끔 다정한 순간이 있다. 근데 그 다정함들이 참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원래 저런 사람이 아닌데, 노력해서 저렇게 하는 것들이 참 사람 마음을 따숩게 하는 것 같다. 

이제 나도 매사 무심하려고 노력해야겠다. 눈에 보여도 보이지 않는척, 들려도 들리지 않는 척. 그렇게 살다가 에너지를 쏟아야할 순간에 몰아치자. 지금 세상에서 F는 대체로 단점이라고 느끼는 순간들이 너무 많다. 


 




  

환경문제

정확히 환경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쓰레기가 길에 버려져 있는게 좀 보기 싫은가보다. 담배꽁초부터 커피 일회용 컵까지 참 다양한 쓰레기들이 길에 굴러다니는데, 우리는 이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슨 노력을 하고 있나 생각이 들긴 한다. 다행히도 나라에서 운영하는 미화원 분들과 건물 미화원 분들이 수시로 정리를 해서 그나마 지금 이정도라도 유지가 된다고 보는데, 이 문제는 과연 어떻게 해결이 될까? 

사실 우리가 쓰레기를 지정 된 곳에 잘 버리고 분리수거를 잘 한다고, 지금 지구가 직면한 환경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어차피 인도,중국,미국 이 세 나라에서 무언가 크게 결심하지 않으면 큰 환경문제들은 절대 개선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좀 더 안전하고 저렴한 전기차가 나온다면 그때 한번 크게 환경이 개선될꺼라고는 생각된다. 하지만 소음도 적고 이래저래 지원도 많은 전기차를 나도 안 타는 이유는 고치는 비용이 너무 들고 언젠가 터질까봐 무서워서.... 빨리 상용화가 되어서 환경 문제를 조금이나마 지연시켜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근데 내가 비흡연자라 그런거 담배 꽁초 길에 버리는 인간들은 정말 매번 적응이 안된다. 연초는 꽁초 10개 다시 담배갑에 안 채워오면 담배를 못 사는 그런 법좀 만들었음 좋겠다.








  

안 좋은 생각

헬멧을 쓰고 음악을 들으면서 전기 자전거를 타면 당연히 즐거워야한다. 근데 왜인지 나는 그때부터 누군가 나에게 무례했던 생각, 억울 했던 일들, PTSD들이 종합적으로 몰려온다. 그러지 않으려고 일부러 음악도 안 듣고 컬투쇼 레전드를 틀어놓기도 하지만 괜찮은건 순간뿐이다.

왜 이렇게 나는 생각이 많고 징징대는 것인가. 여전히 나는 이 물음에 답하지 못한다. 그리고 여전히 수시로 내 머리속을 파고드는 안 좋은 생각들 때문에, 가끔은 혼자말로 욕을 되뇌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런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이고 징징대는게 싫어서, 누군가를 만나야할 때에는 더더욱이 2~3일 정도 아침 조깅을 철저하게 지킨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친구를 만날 때까지는 꽤나 괜찮은 컨디션으로 그들을 대할 수 있다. 더불어 그냥 한 달 내내 뛰면 한 달 내내 기분이 좋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요즘은 휴식 하는 날 없이 그냥 무작정 뛰고 있다. 뛰어낸 걸음 수 만큼 나쁜 생각들도 다 날아가버렸음 좋겠다. 그만 징징대자!

  









11월 요약

1) 앞집 좋은 기독교인
2) 쓸데없는 말을 아무나에게나
3) 긁혔어? 쿨하지 못하네?
4) 3번이면 이상 징후야
5) F보다 나은 T
6) 꽁초 버리지 마라 진짜
7) 달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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